수수료 의존 구조적 문제 노출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영업이익은 350억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2012년의 729억원에서 반 토막 난 규모로 세계 금융위기로 증시 불황이 닥쳤던 2008년의 739억원보다도 적다. 실적부진은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 안주해온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체 매출 중 거래수수료 비중은 70∼80%나 된다. 2011년에는 전체 영업수익 중 수수료 비중이 81.2%에 달하기도 했다.
해외 선진 거래소들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분야인 시장정보 이용 등에 대한 수익 비중은 6%대에 불과하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정보이용 관련 수익 비중이 이미 2011년에 16%를 넘어섰다. 런던증권거래소는 2011년 수익에서 정보·기술 관련 수익 비중이 33%에 달했다. 외국의 거래소들과 달리 매매거래 수수료 편중 현상이 심한 한국거래소가 주식거래 부진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국내 주식거래 독점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에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직장인들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복지수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숱한 해명에도 오히려 커져만 간다. 수익성은 악화돼도 연봉 상위권에서는 도무지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인다. 평균 연봉은 2012년 기준 1억1400만원을 기록, 전체 공공기관 중 최고였다. 지난달 24일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선 숙원사업이었던 공공기관 해제가 무산됐다. 오히려 공공기관 개혁이 절실한 주요 사업장으로 지목돼 임직원 처우가 대대적으로 하향조정될 판이다.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연간 최고 400만원이었던 고교자녀학자금을 연 180만원으로 축소했다. 직원 및 가족의료비 지원혜택도 없앴다. 사업비용은 30% 감축하기로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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